나는 먼저 내린 사람이다. 디자인이라는 선로에서, 무너지는 회사와 업계에서, 매번 남보다 반 박자 먼저 탈선했다. 그래서 선로 끝이 어디인지 안다.
지금은 같은 선로 위에서 "이대로 괜찮나" 싶은 사람들에게, 거친 비유 한 방으로 끝이 어딘지 비춘다. 끌고 내리진 않는다. 보여줄 뿐, 내리는 건 당신이다.
박성응은 누구인가 →디레일러
철도엔 '탈선기(derailer)'라는 게 있다. 열차가 위험한 선로로 들어서기 직전, 일부러 탈선시켜 더 큰 사고를 막는 안전장치. 나는 사람에게 그 짓을 한다. 낡은 선로 — 시대에 뒤처진 커리어, 굳어버린 일의 방식 — 위를 질주하는 당신을, 거친 비유 한 방으로 흔들어 내린다. 내릴지는 당신 몫이고.
— 박성응